잠깐씩 에러 난 곳은 없나 블로그를 켜보기는 했다. 메일도 작업 시트도 확인하긴 했지만, 노트를 켜고 앉은 것은 정말 오랜만이다.
최근엔 내내 석고 붕대를 다루거나 강화 석고를 타거나 주물을 만지거나 파이프를 조립했다가 해체했다가… 흙을 잔뜩 풀어다가 실외에 내어놓고 부조물 실험을 하고 있었다. 첫 번째 전시 오픈이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근래엔 파트너에게 어쩐지 허하다는 말을 많이 했고 실제로 좀 그리 느꼈다. 일이 하기 싫어서 일요일 밤을 뭐 손에 잡히는 것도 없이 잘 쉬지도 못한 채로 속절없이 시간만 보내보는 것도 오랜만이었다. 뭐가 다 아쉽고 이게 아닌 것 같고. 그런 기분이나 생각은 왜 드는 걸까? 다들 이거 잊으려고 무리해서 집도 사고 아이도 낳고 정신없이 사는 걸까. 원래 아무것도 없는 건데 뭘 찾고 있는 거지? 바빠서 시간이 안 맞았고 마침 생리였고 그 김에 운동 좀 게을리했다고 또 쓸데없는 생각이 이어졌다. 잡히는 게 없는 것 같은, 여전히 그냥 살기가 되지 않는. 책은 언제나 서재에 꽂혀있을 테고 나는 언제든 그걸 펴 볼 수가 있어, 밑줄을 긋거나 옮겨 적지 않는다. 그렇게 미룬 일도 나에게 안 좋은 무언가가 되어 나타날까.


그래 놓고 앞에 앉은 사람에겐 생각을 그만하라 말하기
너무 불안하고 생각이 끊이지 않을 땐 눈앞에 있는 아무 제품의 라벨을 읽으라 하기
보기 좋아 보이는 것만 쫓기 왜 그런 것들은 금방이라도 손에 잡힐 것 같은지


깨달음 말고 이건 그거네, 저건 저거였네 하고 마주하려면 뭐라도 하는 수밖에 없다. 알면서도 그런다. 그게 일이든 살림이든 움직이고 지내야 아, 하고 오는 것.
그냥 그런 것들을 자주 발견하고 굳이 이야기하고 싶을 뿐인지도.
사소한 일일지라도 정성껏 움직이고 소감을 남겨보는 것. 그러면 조금 덜 아쉬울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