앱을 하나 만들고 있다. 구상한 지는 꽤 되었는데 어느 날 머리로만 생각하던 걸 한번 쭉 나열해보자 싶어 쭉 써봤고 별 것 아니네.. 싶어서 덤벼들었습니다.
초기엔 일상을 지내다 문득 드는 아무 생각이나 감정, 사건에 대한 감상을 편하게 남기고 싶다는 게 컸다. 더 이상 트위터나 인스타 스토리가 그 용도를 충족해 주지 못하니 더 그랬다. 무엇보다 프로젝트를 대할 때 항상 딱히 만들고 싶은 게 없는 것이 가장 큰 걸림돌이었는데, 가볍더라도 필요한 게 생기니 안 할 이유가 없다 싶어진 것이다.
우선은 짧게 몇 문장씩 작성한 일기를 주간 뷰에서 타임라인 형식으로 확인할 수 있게 만들어 보기로 한다. 그리고 거기에다가.
일기로 감정 읽기
왜 감정 일기가 되었을까. 일기를 쓴다 > 기록을 남긴다 > 기록에서 데이터를 본다. 기록이 많은데 그 안에서 왜 데이터를 안 봐? 나는 일기장도 5년 일기장을 쓰면서 매달, 매년의 추세를 확인하는 사람이다. 요 며칠 기분이 처진다는 얘길 많이 썼네 > 오 작년, 재작년 이맘때도 이랬네 > 계절 탓이네! 를 할 수 있어 좋다는 얘기다. 그리고 어떤 사안에 대해서 한결 가벼워진 태도를 확인할 때나 엄청 힘들어하던 사건도 결국엔 지나간 것을 확인하며 위로받는다거나. 그렇기 때문에 내가 일기 앱을 만든다면 그 기록을 꼭 활용해야만 했다.
가령 너무나 사소해서 친구나 파트너에게는 공유하기 어렵거나 혹은 경중이 무겁거나 내밀한 이야기를 그때그때 내뱉고 해소하고 넘어갈 수 있다면, “오늘은 날씨가 좋아서 행복하다. 내가 이렇게 쉽게 행복을 느끼는 사람인데… 세상은 왜…” 라던지 “플랫폼 구석에 서서 조용히 우는 사람을 봤다. 나도 울고 싶었는데, 그 사람은 울어서 편안해졌을까. 우울하다.” 같은 이야기들 말이다. 그렇게 일기에 쓰인 문장에서 읽힌 ‘행복’이나 ‘우울’ 같은 감정을 내 일기장이 읽고 표시해 준다면? 하루를 보내고 나서 간편하게 오늘의 주요 감정을 요약할 수 있다면 더 좋을 것 같았다.
Native냐 서버있으냐
아이폰 유저라 당연하게도 iOS native부터 고려했다. 아닌 게 아니라 몇 달 전 친구와 iOS 앱 프로젝트를 잠깐 진행하는 바람에 조금 공부를 하기도 했고. 하지만 앱 다운로드가 싫어 많은 서비스를 포기해 본 내가 앱을 네이티브로 만든다고… 그래서 Progressive Web App (PWA)까지 잠시 고려했지만, 나라면 내 일기가 서버 어딘가로 가는 걸 원하지 않을 테니(브라우저 저장만으로도 아쉽고) 로컬 저장은 필수라는 생각에 네이티브로 결정했다. 조금이라도 더 친숙한 React로. 그리하여 React + Expo로 갑니다.
스케치
그나마 머릿속에서는 꽤 앱의 모양새를 갖추었는데 직접 그리고 보니 해상도 다 깨져 폴리곤 상태로 떠다니는 그래픽 같다. 그치만 일단 알아볼 수 있으면 됐죠, 디자인 구리다고 안 만들 거야? 이제는 일단 하고 본다. 일단 목표치까지는 완성부터 하기 를 생활의 동력으로 삼았기에 일단. 일단 해.
다음엔 ‘감정 lexicon 마련하기’로 돌아오겠습니다.